동산 야구사
(1) 경기 스케치 (조선일보 강호철 기자)
▶ 8강전 對성남고 2 : 0 승 - 지난 해 우승팀 성남고를 상대한 류현진의 투구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최고 145㎞에 달하는 직구와 사사구 1개 없는 완벽한 제구력을 앞세워 9이닝 동안 내보낸 주자가 단 2명. 매 이닝 거르지 않고 빼앗아낸 삼진이 14개나 되었다. 이번 대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 류현진은 결승점도 직접 뽑아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렸고, 1사 후 포수 최승준의 2루타로 홈을 밟았다. 최승준은 9회초 2사 1·3루에서도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2-0을 만들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 준결승전 對야탑고 9 : 3 승 - ‘찰떡 호흡’을 과시 중인 동산투수 류현진과 포수 최승준의 투타 활약이 준결승에도 빛을 발했다. 동산고는 1회 초 1사 1·2루에서 4번 류현진의 적시타와 5번 최승준의 2타점 좌중월 2루타로 3점을 선취했다. 4회초엔 김진곤의 2루타로 2점을 보탰고, 5회에는 최승준의 좌월 2점홈런으로 7-0으로 크게 앞섰다. 류현진이 5회 말 내야 실책으로 1점(비자책)을 내줬으나 6점차 리드는 여유가 있었다. 7-3이던 7회 초 최승준이 때린 연타석 2점 홈런이 승부의 쐐기포. 류현진은 이번 대회 19와 1/3이닝 무자책점(1실점)행진 중이다.
▶ 결승전 對대구고 10 : 8 승
8점 뒤집기… 동산 ‘초여름밤의 기적’ 대구고에 결승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39년만에 청룡 정상
대구고 0 1 4 3 0 0 0 0 0 - 8 동산고 0 0 0 2 0 3 0 5 × -10 |
청룡기는 쉽게 60번째 주인을 선택하지 않았다. 에이스의 난조와 8점차의 열세. 청룡은 패배의 벼랑 끝까지 내몰고 그 위기를 극복하는 의지를 시험한 후에서야 동산고에게 고교야구 최정상의 영광을 부여했다.
9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6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동산고와 대구고의 결승전.
4회 초까지 점수는 0-8. 동산고는 믿었던 좌완 에이스 류현진이 연투의 피로를 극복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무너졌다. 류현진은 2회초 대구고 선두 타자 정대욱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고, 3회 초엔 4안타에 견제 악송구, 폭투까지 기록하면서 4점을 내줬다. 다급해진 동산은 4회초 임근섭과 한솔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1안타와 4사사구와 도루 5개를 허용했고, 2개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3점을 더 내줬다. 하지만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네 번째 투수 현천웅이 이후 9회까지 삼진 6개를 잡고 단 1안타만 내주는 호투로 대구고 ‘불망망이’를 침묵시키면서 숨 막히는 추격전을 개시했다. 4회말 최승준이 터뜨린 2점 홈런은 타선의 기폭제. 5회를 건너뛴 동산고는 6회 1사 만루에서 대타 백준태가 우중월 2루타를 터뜨리면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 들였다. 5-8.
숨죽이고 있던 좌측 외야석 동산고 재학생들도 그때부터 완전히 힘을 얻은 듯 목청을 높였다. 7회 1사 1·2루를 아깝게 놓친 동산고는 8회말 대역전극의 막을 올렸다.
1사 후 발 빠른 주민욱의 번트안타와 조성택·황진수의 안타가 이어지면서 1사 만루. 박지민의 내야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에서 포스아웃되어 찬스가 물거품이 되는 듯했지만, 이동훈의 몸에 맞는 볼과 투수 폭투로 7-8로 따라붙고 2사 2·3루 찬스를 계속 이어갔다. 경기의 사실상 분수령. 타석에 선 이날의 히어로 현천웅은 대구고 김성현과 풀카운트 씨름 끝에 통렬한 좌익선상 2루타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역전에 성공했고, 류현진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2루타를 뿜어내며 10-8을 만들었다.
현천웅은 9회 초 대구고 마지막 공격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마감,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청룡기의 유일한 3연패 팀으로 1966년 이후 39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기를 거머쥔 동산고는 2년 전 세워진 결승 최다 역전승기록을 갈아 치우는 기쁨도 맛봤다.
(2) 수상 내역
최우수선수상․수훈상 : 현천웅, 우수투수상 : 류현진
타격상(17타수 9안타)․타점상(11타점)․홈런상(3개)․최다안타상(9개) : 최승준
감독상 : 최영환, 지도상 : 황동연(부장), 공로상 : 김건수(교장)
(3) 선수단 명단 - 감독 최영환, 코치 김재현․김재문
3 학년 |
류현진 |
김기태 |
박경태 |
최승준 |
현천웅 |
김재선 |
투수 |
투수 |
투수 |
포수 |
포수 |
내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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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민 |
백준태 |
김진곤 |
윤성민 |
서현수 |
조성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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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 |
내야수 |
내야수 |
내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
2 학년 |
한솔 |
이진욱 |
천석재 |
고승권 |
최지혁 |
정원 |
투수 |
투수 |
투수 |
포수 |
포수 |
내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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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록 |
황진수 |
이동호 |
김동용 |
박지민 |
주민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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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 |
내야수 |
내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
1 학년 |
이치성 |
김민석 |
임진수 |
임근섭 |
황건주 |
정기완 |
투수 |
투수 |
투수 |
투수 |
투수 |
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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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환 |
이동훈 |
이효곤 |
김효준 |
윤희수 |
왕석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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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 |
내야수 |
내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4) 최영환 감독 인터뷰(인천일보 지건태 기자)
“영원히 잊지 못할 명승부를 펼친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팀을 성원해 준 인천시민에게 감사드린다.” 28년 전의 악몽(*1977.6.17 제32회 청룡기 대회 준우승 당시 3학년 학생으로 주전 포수였음)을 잊고 청룡을 품에 안은 동산고 최영환 감독은 끝내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더욱이 동산고 선수 시절 못다 이룬 한을 후배들이 풀어줘 고마울 따름이라며 최 감독은 우승의 영광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최 감독은 경기 초반 점수 차가 너무 많이 벌어져 내심 걱정도 됐지만, 끝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또 모교 감독을 맡아 적지 않은 시련이 있었지만 자신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이 있어 오늘의 영광을 얻었다는 최 감독은 이날 자신의 야구 인생 최고의 기쁨을 누렸다.
최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야구 후원회를 비롯한 동문 선후배,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도의 자존심을 안고 사는 인천시민들이 일궈낸 승리”라고 자평했다.
(5) 우승자축연
○ 일시 : 2005년 6월 21일(화) 18:30
○ 장소 : 로얄관광호텔 영빈관 2층
○ 주관 : 동산 중·고등학교 총동창회
○ 내용 : 경기 녹화 장면 비디오 감상, 선수단 소개, 지도자 격려금 지급, 축사, 후원금 모금, 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