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 야구사

  • 1999년 제29회 봉황대기 아쉬운 3위 1999

    ▶ 1차전 對 강릉고 6 : 2 승

    2회말 강정훈 장세준의 연속안타와 박주영 이재훈의 연속 4구로 선취점을 올린 동산고는 황현웅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1점, 정민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가하여 3-0으로 앞서 나갔다. 3회말엔 7번 타자 박주영이 가운데 담장을 넘는 115m짜리 2점 홈런을 때려 추가 득점하였다. 5-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3학년 박주영은 8회 솔로홈런포를 쏘아 올려 이날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선발 황현웅은 6⅓이닝 동안 26타자에게서 삼진 6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2차전 對 대구고 11 : 9 승

    9회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난타전이었다. 1회 초 대구고 4번 타자 이범호의 솔로홈런, 1회말 동산고 3번 타자 정상호의 역전 3점 홈런으로 3-2. 동산고는 2회말에서 2번 타자 이재훈의 우측담장을 맞히는 2루타로 2점을 추가해 5-2, 이어 4회말에서는 정상호의 2점 홈런을 포함한 4점을 보태 9-2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하지만 대구고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되어, 5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9-6으로 따라붙었다. 이후에도 두 팀은 7회말(동산고 조중근)과 8회초(대구고 이민빈) 각각 솔로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열전을 벌였으나 16강행 티켓은 우리 차지가 되었다.

     

    ▶3차전 對 청원정보고 9 : 5 승

    도저히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9회 초 동산고 공격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5-5.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결국 동산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9회 초 선두타자 김기식의 2루타, 정민의 몸에 맞는 공, 이재훈의 4구로 무사 만루. 이어 3번 타자 정상호의 중견수와 우익수를 가로지르는 멋진 적시 2루타로 대거 3점을 얻어 8-5로 승리를 거두었으며, 정상호는 이날 결승타를 포함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일등공신이 되었다.

     

    ▶8강전 對 제물포고 11 : 5 승

    3경기서 불꽃을 튀겼던 제물포고의 방망이가 동향 팀인 동산고 앞에서는 맥을 못 추었다. 3회 초 동산고의 공격, 2사 1, 2루서 청소년대표 외야수로 활약하다 이날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전준호가 우익수를 넘기는 통쾌한 2루타로 2점을 선취했다. 4회 초에서도 김낙현과 정민의 적시타로 다시 2점을 추가, 4-0. 제물포고는 5회말 이규민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으나 6회초 동산고 박주영에게 우중월 솔로홈런을 허용, 기세가 꺾였다. 동산고는 이후에도 매 회마다 2점씩을 득점하는 불꽃타력을 과시했다. 특히 3번 타자 정상호는 8회 초 2점 홈런을 치며, 8강전까지 3경기서 홈런포 3발을 쏘아 올리는 괴력을 보였다.

    투수: 황현웅, 손호광(5회․승) 김기식(6회) 포수: 정상호

     

    ▶준결승전 對 천안북일고 5 : 3 패

     

    * 1999년 선수명단 - 감독 김학용, 코치 김재현(26회)․김재문(36회)

    3학년 김기식 전준호 황현웅 오세현 강정훈 김 광
    투수 투수 투수 투수 내야수 내야수
    김낙현 김원근 박주영 정 민 장세준  
    내야수 내야수 내야수 외야수 외야수  
    2학년 김동혁 김재철 윤영보 조동우 정상호 장진호
    투수 투수 투수 투수 포수 포수
    김동수 배광진 오호섭 조중근 박영훈 심형렬
    내야수 내야수 내야수 내야수 내야수 외야수
    1학년 남동욱 박수환 박흥배 손호광 손랑규 조창성
    투수 투수 투수 투수 투수 투수
    김현호 김정환 손규영 이재훈 황연선 오선우
    포수 내야수 내야수 내야수 내야수 외야수
    이동기 최화영 한만복      
    외야수 외야수 외야수      

     

     

     

     

     

    <관전기: 1999년 2학년 허우주(당시, ‘동산문화’ 기자)>

     

    1999년 8월 18일 수요일. 우리 동산과 천안 북일이 준결승전에서 맞붙던 날.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3루 쪽 동산 응원석은 방학을 마다하고 달려온 학생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응원을 시작하기도 전에 운동장엔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었다. 맞은편 응원석에는 천안북일고 학생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었고, 우리 쪽엔 예정된 수련회도 잠시 미루고 경기장을 찾은 학생회 간부들, 무더운 날씨에 땀 흘리며 응원도구와 방송장비 등을 준비한 방송반‧사물놀이패‧응원단 학생들, 그리고 길지 않은 방학에다 수능시험도 얼마 남지 않았건만 학교사랑의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은 3학년까지 포함한 동산 응원단은 열정적인 응원으로 상대편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응원단 뒤에 내건 '필승 동산고등학교'현수막도 빛을 발하는 듯. 플레이 볼. 이미 야구장내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1회 초 천안북일의 공격. 안타까운 3점 홈런 허용. 2회에서도 연속 볼넷에 이은 천안북일 2번 이창훈의 적시타로 다시 1점. 4-0.

    그러나 동산인은 주저앉지 않았다. 응원을 멈추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괜찮아!!’를 연발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각 팀 응원석 안쪽, 일반석에서는 모교의 준결승전 진출 소식을 듣고 찾아온 수많은 동문들의 열띤 응원이 펼쳐지고 있었다. 동산 덕아웃 뒤쪽의 일반석 뒷벽에도 어느새 재경 동산중고동창회에서 내건 '必 신의에 뭉쳐라 동산학원 勝'이라 쓴 현수막이 빛나고 있었다. 각지에서 찾아온 동문들은 어느새 하나가 되어 동산야구 옛 시절의 영광을 말해주는 듯 조직적이고 열성적인 응원을 펼쳐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과, 약간은 준비가 덜 된 듯한 재학생응원단의 마음을 더욱 뜨겁게 했다. 비록 경기초반 점수를 내줬지만 패기가 넘치는 동문들은 '야구경기는 앞을 예측할 수 없다.'며 의연한 모습으로 끝까지 응원을 계속했다. 응원을 앞에서 이끈 박병진(43회‧인하대 재학)동문의 말. "오늘 이렇게 모교가 준결승전까지 진출하여 선후배 동문들과 야구장을 찾아 함께 응원하게 되어 감개무량할 뿐이다. 후배들도 동산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모교를 빛내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4회말, 인터뷰 도중 터진 3번 타자 정상호의 솔로 홈런. 스코어 4-1. 경기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메워졌다.

    재경동창회의 간사직을 맡고 계신 장한섭(24회. 한영애드컴 대표)동문이 응원단을 찾았다. 재경동창회에서는 지난 16일 제물포고전에서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했는데, 총동창회장님께선 외국 출타 중이라 못 오셨고 TV중계를 하는 바람에 좀 더 많은 동문들이 와서 응원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한편 박상원 동문(26회. 탤런트)이 바쁜 스케줄 속에 경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촬영 일정까지 뒤로 미루고 경기장을 찾은 朴동문은 "모교의 경긴데 안 와볼 수가 있어야지"라며 "중고등학교 시절을 동산에서 함께 보낸 동문들이 한 데 모여 그 시절로 돌아가 맘껏 소리 지를 수 있는 이런 자리가 참 좋아." 그렇다. 모교란 그런 것이다.

    뜨겁게 응원을 펼치고 있는 동문들의 뒤편에선 경기장 전체를 압도하는(농담이 아니다!) 소프라노 응원소리가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인천여정보고 2학년 김선주‧황현진 양. ‘동산사랑’의 일념으로 김기식 투수와 동산고등학교를 응원하러 이곳 동대문까지 와서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그들의 놀라운 열정에 동산인은 찬탄과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8회말 1사 만루. 전준호의 내야땅볼로 1점을 추가, 5-3. 후속타자인 5번 강정훈이 삼진으로 물러나는 바람에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9회말 3자범퇴로 무너져 버린 봉황의 꿈.

     

    천안북일

     

    3

    1

    0

     

    0

    0

    0

     

    1

    0

    0

     

    5

    동 산

     

    0

    0

    0

     

    1

    0

    1

     

    0

    1

    0

     

    3

    <홈>정상호(4회1점)

    졌다. 결국은 졌다. 아쉬웠다. 결승까지 진출하리라, 우승을 차지하리라 믿었는데. 그러나 동산인은 의연했다. 힘이 빠진 채 인사하러 응원단 앞에 와 선 야구부에게 우리는 한목소리로 교가로 답했다. “소-성 옛-터-에~” 교가. 우리교가. 동산인을 하나로 묶는 60년의 교가. 지휘도 없이, 반주도 없이 목청껏 불렀다.

    야구부, 경례! 힘찬 박수와 함성. 잘 싸웠다. 멋진 사나이들. 역전의 용사들이라고 부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2학년 박종호 군의 말.

    "졌지. 아쉽다. 그래도 좋았어. 경기장 분위기랑… 선배들… 함께 응원한다는 게, 그게 멋진 것 같다."

    그랬다. 역시 야구였다. 동산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야구, 그것이었고 우리는 야구를 통해 뭉쳤다. 99년도 봉황대기에서 동산의 신화는 그렇게 끝났지만, 아쉬워할 것 없다. 그 날 야구장에서 보지 않았는가. 응원하러 온 선배들을. 동산 61년 역사의 산증인들.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로 뭉친 그들, 그리고 우리들. 우리도 졸업한 뒤 응원하러 올 거다. 구름처럼.. 그들이 걸어간 길은 이제 우리가 걸어갈 길이고 앞으로 우리의 후배들이 걸어올 길이다. 우리는 하나다. 동산이라는 이름, 신의의 깃발 아래 뭉친 남자들, 우린 동산인이다.

    신의에 뭉쳐라 동산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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