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 야구사
1차전 대전고와의 경기는 3회까지는 투수전으로 전개되다 본교의 4회말 공격에서 이연영(고6)의 중전안타를 시발로 하여 박하성(고7)의 좌전안타에 이은 신인식(고7)의 안타로 만루가 되었다. 득점 찬스에서 박의양의 번트로 이연영이 홈인하여 1점을 선취했다. 이어서 김완형(고6) 번트에 박하성이 아웃되었으나 만루 상황에서 고덕영(고6)이 4구를 얻음으로써 신인식이 홈인하여 1점을 추가하였다. 5회 말 이규정(고6) 4구로 1루에 진출한 후 투수의 폭투에 힘입어 2루 진출에 성공하고, 조병국(고6) 안타 시에 투수 2루 견제가 폭투되자 이규정(고6)이 빠른 다리를 이용한 1점을 추가하였다. 이후 득점 없이 3 : 0으로 승리를 장식했다.
2차전은 부산고와의 경기에서 1회 초 부산고가 1점을 선취하여 본교가 약간 초조해졌으나, 곧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3회 말 고덕영의 삼진 시 포수가 공을 떨어뜨려 1루에 진출하는 행운을 잡은 것이다. 다시 2루에 도루할 때 견제가 폭투되어 야수가 공을 잃어버림으로써 3루까지 진출하는 두 번째의 행운을 잡았다. 이어 정석대로 이길용(고6)의 희생번트로 1점을 얻어 동점을 이루었다. 이때 야수가 홈으로 송구하였으므로 이길용은 야수선택으로 1루에 진출하였다. 수비진의 혼란을 틈타 이길용의 도루가 이어졌고 투수의 2루 견제는 악송구가 되어 이길용은 3루까지 진출하였다. 이어서 조병국의 1․2루 간을 꿰뚫는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고 행운의 여신의 미소를 듬뿍 받은 동산은 결국 3 : 2로 승리하는 기쁨을 얻었다.
한편, 인천고는 경북고를 11 : 3을 대파하고 2회전에 올랐으나 2회전에서 중앙고에게 6 : 2로 패하는 바람에 동산고와 인천고의 대전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1956년 6월 6일 일요일 오후 3시 중앙고와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선수들은 2연패의 위업을 이루려는 각오로 굳게 뭉쳤다. 마침 부산고와의 대전에서 3 : 2로 힘겨운 승리를 하였으므로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고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기본기를 갖추고 있었기에 박현덕 감독은 차분한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분위기를 가다듬어 주었다. 중앙고는 1회전에서 세광고를 9 : 0으로 대파하고 2회전에서는 막강한 인고를 6 : 2로 침몰시킨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스탠드를 꽉 메운 서울운동장은 중앙고 학생들의 열기와 함께 상경한 본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중앙고의 선공으로 시작된 열전은 손에 땀이 흐르는 아슬아슬함을 연출했다. 5회 말 1사 후 8번 타자 고덕영의 안타로 1루 진출, 9번 타자 고길용의 번트로 2루 진출에 성공하였으나 중앙고 포수의 2루 견제가 폭투가 되면서 3루에 진출하여 득점의 호기를 맞이하였다. 이에 1번 타자 이규정의 희생타로 고덕영이 홈을 밟아 1점을 선취하고 승리를 향한 거대한 한걸음을 내딛었다. 6회 이후는 투수전이 전개되어 득점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9회를 마치게 되어 결국 1 : 0으로 승리, 연패의 월계관을 획득하게 되었다.
이 시합에서 신인식 투수는 최대의 업적을 이뤄냈다. 중앙고와의 결승전에서 특유의 강속구를 구사하면서 두뇌 피칭을 통한 호투에다 호타를 거듭하였다. 6회를 지나면서 모든 관중의 관심은 신인식 투수의 공을 어떻게 중앙고가 요리할 것인가에 집중되었다. 8회에 들어서면서 중앙고에서는 영패를 당할지라도 수모를 당하지 않는 상태로 끝나야 된다는 염려뿐이었다. 7회까지 하나의 안타도 없는 상태였다. 8회에 중앙고는 어떻게 해서라도 안타 하나를 만들어야겠다는 집념으로 타석에 들어섰으나 신이 들린 신인식의 투구를 공략하지 못했고 내야진들의 철벽수비를 흔들어 놓지 못했다. 결국 삼진 11개를 탈취하며 노히트 노런의 위업을 이룩했다.
특히 본선에서, 그것도 결승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것은 영원히 기록되는 빛나는 금자탑이었다. 1회 초 유격수의 실책이 없었다면 투수로서 지난(至難)한 위업인 퍼펙트게임을 기록했을 것이다. 신인식 투수의 노히트 노런, 퍼펙트게임은 몇 번 더 있었다고 하나 자세한 기록은 찾지 못하였다.
주요 선수 명단
투 수 신인식 (고7) | 2루수 박의양 (고6) | 좌익수 이규정 (고6) |
투 수 이길용 (고6) | 3루수 고덕영 (고6) | 중견수 김완형 (고6) |
1루수 이윤영 (고6) | 유격수 박하성 (고7) | 우익수 조병국 (고6) |
한편 1956년 8월 학련 주최 평화신문 후원 제1회 문교부장관배쟁탈 야구선수권대회가 서울운동장에서 부산고, 경동고, 경북고, 인공고, 경남고, 인천고, 휘문고, 경기고, 동산고 등 9개 고교가 참가한 가운데 개최되어 준결승에서 인천고 : 인공고는 12 : 0으로 인고의 승리, 동산고 : 경남고는 7 : 0으로 동산의 승리로 결승전은 동산고 : 인천고로 압축되었다. 결과는 본교의 압승이었다. 이후 본 대회는 화랑대기로 발전하였다.
1956년 10월 4도시 대항 고등학교야구대회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하였다. 경북고, 부산상고, 휘문고, 동산고가 자웅을 겨룬 본 시합에서 우승, 신인식 선수 건투상 수상, 1956년 10월 전국체전에서 우승, 1956년도는 전국 대회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즉 청룡기, 화랑대기, 4도시 대항전, 전국체전에서 승리했는데, 황금사자기는 동아일보의 사정상 제11회 대회가 중단되어 아쉽게도 그 해 우승기를 가져오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