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 야구사
성남고와의 1차전은 4회까지 1안타에 허덕였으나, 5회 이응준의 2루타 등 2안타로 선취점을 얻은 후 6회 박기복의 홈런과 8회 김충민의 홈런으로 2점을 추가하여 3 : 0으로 승리하였다.
대구상고와의 2차전. 과거의 뼈아픈 추억을 되살리며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 5회, 6회, 8회에 1점씩을 얻어 3 : 0으로 승리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대전고와의 준결승은 2 : 1로 신승하였고, 결승전에서는 유신고등학교를 여유있게 6 : 0으로 이겨 감격의 우승을 하였다.
박기복은 최우수선수상, 4승(2완봉승)을 챙긴 위재영은 우수투수상, 김충민은 수훈상을 수상했다.
당시 신문기사 내용과 우승 환영대회를 소개한다.
▣ 22년 만에 정상에 오르다
“인천의 고교야구가 실로 오랜만에 전국을 다시 제패했다. 지난 66년 제21회 청룡기대회를 마지막으로 전국체전 및 지방대회를 제외한 전국대회에서 이렇다 할 우승의 감격을 맛보지 못했던 구도 인천의 고교야구가 22년 만에 다시 전국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인천 고교야구의 명문 동산고는 일요일인 7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벌어진 제42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최종일 경기도 대표 유신고와의 결승전에서 홈런 1개를 포함, 장단 10안타를 터뜨리며 6 : 0으로 완승, 감격의 우승을 안았다.
동산고는 이날 33℃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진행된 결승전에서 초반부터 시원한 홈런포 등을 작렬시키며 일방적인 공격을 편 끝에 창단 후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라온 유신고에 영패를 안겨주며 낙승, 불볕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까지 올라와 열렬히 응원하던 동문과 재학생 등 향토 인천의 야구팬들을 흐뭇하게 하였다.
동산고는 이날의 우승으로 지난 57년 11회 대회 우승에 이어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만 31년 만에 대회 우승 2회를 이룩했으며 55년 ․ 56년 ․ 57년 청룡기 대회에서 3연패의 금자탑을 세운 것을 비롯, 66년 다시 청룡기 대회에서 우승한 것까지 포함해 전국체전과 지방대회를 제외하면 서울에서 개최된 전국대회에서만 모두 팀 창단 이후 6번의 패권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동산고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2회전에서는 서울의 강호 성남고를 꺾고 준준결승에서 올 대붕기 우승팀 대구상고를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던 대전고마저 접전 끝에 2 : 1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 상승세의 복병 유신고를 6 : 0으로 완파하고 우승하면서 단 한 번의 에러도 없이 견실한 공격으로 상대팀을 압도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동산고의 이번 우승은 31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재탈환했다는 의미를 떠나서 지난 66년 이후 22년이란 긴 세월동안 야구도시란 긍지와 자존심을 마음껏 펼치지 못한 채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등 침체에 빠졌던 인천 고교야구에도 새로운 활로를 여는 기폭제 역할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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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 감독 김학용 - 모교팀 감독으로 5년 만에 정상 회복
“팀을 맡은 지 5년 만에 구도 인천시민의 염원이던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거둬 너무 기쁩니다. 모든 선수들이 고된 훈련을 참고 이겨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야구를 22년 만에 전국 정상에 끌어올린 용장 김학용 감독(37)은 이 같은 우승소감을 밝히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인천야구 「제2의 황금기」를 구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동산고 20회 졸업생인 김 감독은 동국대에서 3년 간 코치 생활을 한 후 84년 모교감독으로 부임해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팀을 전국고교야구 최고수준으로 올려놓았고 친형과 같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해와 이번 대회서 전국의 강팀들을 차례로 격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김 감독은 동산고 1년 재학시절인 68년도 이 대회 결승에서 경복고에게 져 준우승에 머무른 것을 선수 생활 중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말을 맺었다. - (인천신문 1988. 8. 8)
다음은 1988년 9월 4일자 <讀書新聞>의 ‘스포츠 초대석’에 게재된 김학용 감독 관련 기사내용이다.
강한 승부욕으로 팀의 우승 이끌어
“인생 자체가 생존경쟁입니다. 자그마한 일부터 삶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수 없는 승부 속에서 살아야만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극히 평범한 말이면서도 그 굴레를 벗어난 듯한 의지 담긴 이 말은 김학용(인천 동산고교 체육교사 겸 야구감독) 씨의 인생철학이다. 이런 철학은 다변화 되는 현대사회에서 쉽게 포기하고 안이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정신을 회복시켜 주는 데 촉매작용이 될 만하다. 그는 동산고교를 모교로 둔 20회 졸업생으로 본교에서 5년간 야구감독 생활에 전념해온 체육교사이다. 운동이란 원래 어려운 상황 하에서 연습하기 마련이고 승자 아니면 패자라는 극단적 인식이 지배한다. 그런 탓인지 그에게선 승부근성이라는 말이 나쁘게만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남다른 강한 승부욕으로 지금을 있게 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42회 전국고교 황금사자기 쟁탈전에서의 우승이 그것이다. 성공한 사람의 뒤안길에는 항상 실패와 고통이 함께 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있다. 그에 상응한 것이 노력이겠지만 김 감독은 그간 자신과의 싸움, 나아가서는 팀과의 싸움에서 승부를 걸었던 결과 이번 대회에서 영광을 안게 되었다.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은 동산고교로서는 더 이상의 선물이 필요 없게 된 셈이다. 그간 5년 동안 좋은 성적이 이를 입증하고 있고 이번 우승이 있기까지는 체력이나 기술도 중요하였겠으나 김 감독의 남다른 지도가 따랐기 때문이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을 지도하면서 어느 쪽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을 했고 교육을 통한 인간됨을 중요시한 김 감독. 성실로써 슬기롭게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고 정체감을 확고히 가질 수 있게 하는 데 교육의 뜻이 있다며 인생에 있어 청소년기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기초를 닦는 시기라 말한다. 이로써 효친사상은 물론 급격히 팽배해진 청소년층에서의 윤리관 부재현상을 숙고해야 할 과제라고 감독을 떠난 교사로서 당부하기도 한다. 팀을 맡고 있는 승부사로서 지금의 영광을 있게 한 김 감독은 본교의 교훈인 信義 아래 더욱 빛난다. 무엇보다 부인 조영란 씨의 묵묵한 이해가 큰 도움이었다며 소탈하고 꾸밈없는 성실로 일관된 자세를 보여준다. |
▣ 대형투수 위재영
제42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지구별초청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벌어지던 지난 7일, 동대문운동장에 모였던 야구인들은 신들린 듯 공을 뿌려대는 동산고 투수의 위력적인 투구에 감탄을 하고 있었다.
야구인들로부터 경탄을 자아내게 한 화제의 주인공은 동산고 1년생 투수인 위재영(16). 183㎝의 후리후리한 키에 73㎏의 가냘픈 체격을 갖고 있는 위재영은 지난해 중학 야구 랭킹 1위로 지목됐던 대형투수. 동산중 재학 중에는 동래고 문동환(1학년)과 함께 중학 야구의 대들보로 주목을 받았다.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의 주역인 위재영은 ‘투수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좋은 체격조건을 갖고 있다. 대담한 성격과 장대 같은 키, 헤라클레스를 능가하는 무지막지한 팔목 힘은 ‘제2의 박동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긴 팔 원숭이에 비교될 정도로 길쭉한 팔과 부처님을 생각게 하는 넓은 손바닥, 25㎝ 드라이버로 착각될 정도의 기나긴 손가락을 갖고 있어 야구인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신체적 조건 말고도 개미 같은 성실성이 위재영의 장래성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일단 훈련장에 들어서면 조금은 모자란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우직하다고.
“지난 동계훈련 때였어요. 팀 훈련을 끝낸 뒤, 모든 선수들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볼일이 있어서 밖으로 나왔는데 재영이가 밖에서 홀로 서성거리데요. 그래서 ‘놀지 말고 달리기나 해’라고 농담으로 한 마디하고 밖으로 나갔죠. 약 한 시간 반 정도 지난 뒤 돌아오니 재영이가 계속 운동장을 뛰고 있더군요.”
김학룡 감독은 위재영의 곰 같은 우직함이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빛을 보게 된 이유라고 밝힌다. 이 밖에도 위재영은 다른 투수들과 달리 전체 투구의 70%를 직구로 뿌리고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위재영이 대형투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꼭 보완해야 될 치명적인 약점도 갖고 있다. 위재영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어린 시절 영양실조에 걸린 적도 있다. 현재는 많이 회복됐지만 아직까지 체력이 많이 달린다고. 특히 키에 비해 몸무게가 너무 가벼워 공의 스피드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모기다리를 생각게 하는 가느다란 하체를 갖고 있어 발전의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위재영은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복더위에도 달리기 훈련만은 빠뜨리지 않는다고.
“황금사자기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경기가 계속될수록 힘이 달려서 결승전 때는 죽을 지경이었죠. 선배,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는 중간에 무너졌을 겁니다. 올 고교 야구대회도 모두 끝났으니 체력훈련에 열중해야죠.”
대전고와의 준결승을 끝낸 뒤 코피를 쏟았다는 위재영은 체력부족을 실감했다며 한숨. 야구선수로 처음 맛본 우승의 감격에 실컷 울었다는 위재영은 “황금사자기 대회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얼음으로 어깨찜질을 해주신 부모님께 우승의 영광을 바친다”라고 했을 만큼 소문난 효자다.
선동열을 능가하는 국내 최고의 정통파 투수가 되는 것이 위재영의 장래 희망. 이번 우승을 계기로 동산고 야구부와 인천 야구의 명예를 되찾았으면 하는 소망도 갖고 있다.
▣ 황금사자기 전국 우승 시민환영대회
8월 9일 낮 12시경 교내운동장에서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환영식을 끝낸 뒤 본격적인 카퍼레이드에 들어간 야구선수단은 연도 시민들의 환호 속에 22년 만에 얻어진 귀한 영광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었다. 이어 오후 3시 인천실내체육관에서 이재창 인천시장과 김천홍 인천시교육감 및 국회의원, 유관기관장, 체육인, 시민, 학생, 동문 등 6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범시민환영대회가 성대히 거행되었다.
이날 환영식에서 이재창 인천시장과 김천홍 교육감은 환영사와 축사를 통하여 다 같이 동산고의 야구 전국제패를 계기로 서해안 시대의 주역을 담당할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자고 하였다. 또한 김진원 교장은 답사에서 선수 ․ 임원들은 오늘의 이 영광을 계기로 자만하지 않고 시작이라는 각오 아래 더욱 노력해 시민들과 야구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환영식이 끝난 후 선수단에 대한 각종 격려금이 전달되었다.
* 1988년 선수명단 - 감독 김학용, 코치 김재현(26회)․이찬선(31회)
3학년 | 오광수 | 황희진 | 김홍기 | 김충민 | 이응준 | 홍종수 |
투수 | 투수 | 투수 | 포수 | 포수 | 내야수 | |
김정모 | 박기복 | 이진표 | 김용위 | 최상만 | 유진성 | |
내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
2학년 | 박창현 | 조한철 | 신승훈 | 장용수 | 김동주 | 이재혁 |
투수 | 투수 | 포수 | 내야수 | 내야수 | 내야수 | |
양우식 | 오흥석 | 송원 | 박준구 | 윤영식 | ||
내야수 | 내야수 | 내야수 | 외야수 | 외야수 | ||
1학년 | 위재영 | 김경범 | 나중현 | 도명진 | 봉상철 | 김상용 |
투수 | 투수 | 투수 | 포수 | 내야수 | 외야수 | |
오형택 | ||||||
외야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