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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활동
                   동아리 활동






             수학토론부!

             신포동 ‘재미난 박물관’에 떴다.








                                                                                               서영아  선생님



            나는 수학교사다. 그리고 해마다 학기초에 내가 개설                      아무렴 어때?!
           하는 동아리는 수학토론부이다. 아니 내가 지었지만 정                      아무튼! 난 수학을 사랑하는 이 아이들을 데리고 무슨
           말 동아리 이름만 들어도 노잼이라 과연 가입하는 애들                      주제로 동아리 활동을 해야 하나 늘 주제 선정에 많은

           이 있을까 싶다. 해마다 수포자가 늘고 있다는데… 그                      시간을 들인다. 수학 교사로서 수학을 좋아하는 이 아
           런데 놀랍게도 해마다 가입하는 학생들은 동아리 정원                       이들을 데리고 많은 것을 얘기 나눠보고 싶고, 아직 수
           을 넘는다. 우리 학교에 이렇게 노잼인 친구들이 많은                      학을 전문적으로 깊이 있게 학습하지 않은 아이들은 어
           건지, 아니면 정말 수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 건                      떤 생각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지

           지, 늘 놀랍다. 혹시 동아리 이름만 그런 거는 아닐까?                    궁금하기도 했다.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겠지만 정말 이름 그대로 동아                      솔직히 ‘수학’이라는 학문은 수학 교사인 나도 정말이
           리 시간에 하는 주요 활동은 수학과 관련 있는 주제를                      지 초등학교 때부터 쭉 알고 지내왔지만 늘 새롭다. 어
           가지고 토론하고 이를 결과물로 제출하는 것이다.                         떤 방식, 어떤 개념으로 들이대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

           올해도 학기 초에 똑같이 동아리 편성을 했고, 역시나                      처럼 보이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수학’의 매
           우리 동아리엔 14명이라는 처음 생각한 정원보다 넘는                      력 중 하나인데… 그래서 그 매력을 우리 동아리 애들
           학생들이 들어왔다. 우리 학교에는 수학토론부 말고도                       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우리 아이들, 수학을 사랑
           개설된 순수 수학 동아리가 3개 더 있다는 점을 생각하                     하긴 하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닌가 싶다.

           면 진짜 우리 학교에는 수학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많은                      뭐 그럴 수 있지!
           것임은 틀림없다.                                          그래서 아이들의 요구에 못 이기는 척 이번엔 특별히
                                                              나가기로 했다. 그냥 나가서 놀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난 쿨하지 못했다. 머리로는 분명 이해했는데 내 손이

                                                              문제인 건가? 이미 네이버 검색창에 ‘인천 수학 관련 박
                                                              물관’을 쓰고 있었다.
                                                              결국 내가 찾은 건 ‘재미난 박물관’이었다. 이제 애들을
                                                              설득해야 한다. 벌써부터 머리 뒤꼭지가 시리다. 분명

                                                              앞에서는 ‘하루 그까짓 거 놀면 어때?’라고 쿨하게 말해
                                                              놓고는 뭐가 또 맘에 걸렸단 말인가?
                                                              그래도 동아리 활동 지원비가 제공되니 그나마 다행이
                                                              다. 적어도 ‘이런 곳을 돈내고 가야 되나요?’ (맘에 들지

                                                              않으면 꼭 나오는 단골 멘트) 이 말은 듣지 않아도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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