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동산문화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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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저는 교생으로 2학년 1반을 맡았습니다. 2학년 1반 친구들은 굉장히 예쁘고 착하고 대견스럽습니다. 든
                선생님
                            든하고 똑똑한 제헌이, 꼬북이를 좋아하는 현모, 똑 부러지는 지율이, 찰랑한 머릿결의 한결이, 화장실을
                            많이 가는 해찬이, 까불이 단이, 그리고... 금쪽이 원준이. 저는 원준이의 노란색 분필 먹방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노란색 분필이 먹는 거라고 하던 원준이가 그 분필을 입에 넣고 우두득 씹는 그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심지어 몸에 나쁘지 않다고 말하고, 주변 친구들의 ‘작년에도 곧잘 먹었어요.’라고 하는 증
                            언들... 입 속이 노란색으로 물들은 원준이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기억은 평생 갈 것 같습니다. 하
                            지만 원준이는 착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라서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원준아 다음부터는 분필 같은 거
                            먹으면 안 돼.






                       수학 선생님께 여쭙고 싶은데요, 학생들이 매우 궁금해할 질문일 것 같습니다. 수학을 잘하려
                 Q
                       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수학          사실 저는 좀 재능이 뛰어난 편이라 잘 모르겠는데 수학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좋은 방
                선생님
                            법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시험 기간에는 수학 문제집을 한 네다섯 권을 풀었었던 기억이 나요.




















                 Q     음악 선생님께는 가장 좋아하시는 음악 1곡을 추천받고 싶습니다.




                 음악          음악 선생님: 저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in c minor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라흐마니노
                선생님
                            프가 곡에 숨긴 메시지가 있기 때문인데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극복’이란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교향곡
                            1번의 실패 이후 우울증에 걸렸던 라흐마니노프는 니콜라이 달 박사의 치료를 받아 약 4년 만에 곡을 만
                            드는데, 그 곡이 바로 피아노 협주곡 2번입니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이후 니콜라이 달 박사에게 헌정됩니다. 총 3악장의 구성으로 대중적인 악장은 1악장이지만 선생님은 2
                            악장을 추천합니다. 곡 처음 부분에 마이너 조성으로 어둡고 암울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먼저 등장합니다.
                            하지만 저 멀리서 서서히 들려오는 메이저 조성의 따뜻하고 온화한 피아노 멜로디가 오케스트라의 암울
                            한 멜로디를 장악하는데요. 이 부분이 바로 우울에서 극복으로 전화되는 작곡가의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

                            다. 꼭 한 번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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