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동산문화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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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다정함의 힘
임도연 선생님
새 학기가 시작되고 교실은 다시 여러분의 생기와 밝은 웃음으로 가득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김민섭 작가의 책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다정함은 결국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우리 사회는 때로 경쟁과 성취를 중요시하는 분위기에 휩싸여 다정함과 배려를 잊고 살아가기도 합니
다. 그러나 교실에서 여러분을 지켜보며, 다정함이야말로 진정한 힘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학업
과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친구의 손을 잡아주고,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미소를 건네는 그 마음이야
말로 평생을 지니고 가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우리 반 학생이 가져온 간식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며 “힘내자!”라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았
습니다. 그 작은 행동 하나가 교실 안에 따뜻한 공기를 만들었고, 다른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챙
기는 분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이 사소하지만 다정한 순간이 바로 ‘함께’의 소중함을 가르쳐주는 시간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김민섭 작가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다정해
지는 순간, 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
재가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서로
에게 보여주는 다정함은 단순한 친절 이상의 의미를 지
닙니다. 그것은 함께 걸어가는 길을 더 밝게 비추는 작은
별빛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1학기에 배운 나희덕 시인
의 ‘산속에서’처럼 작은 별빛으로도 누군가에게 길을 안
내할 수 있기에, 여러분도 서로에게 그런 별빛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정함과 이타심이 모여
더 큰 빛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이 결국 모두가 함께 나아가는 길을 밝히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고등학생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보내며, 각자의 꿈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순간이 왔습
니다. 하지만 혼자서 빛나려 하기보다는 서로에게 빛을 주고받으며 나아가는 삶이 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의 빛이 되어주는 그 순간들이 모여 이 교실이, 그리
고 우리 학교가 더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올해도, 내년에도 여러분이 다정함을 간직하며 함께 걸어가는 길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경험이, 훗날 여러분이 살아갈 세상에서 따뜻한 빛이 되기를 진심
으로 기원하고 응원하며 짧은 시 한편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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