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동산문화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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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숙소에 돌아와서 표본제작을 위한 건조작업을 했다. 뿌
                                                            리에 있는 흙들을 털어내고, 건조 매트에 잎들이 망가지지
                                                            않게 배치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 암석을 채집할 때는 화

                                                            석을 찾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우리는 산에 올라가서 압석
                                                            을 채집했는데, 그곳에는 식물의 잎이 화석으로 많이 남아
                                                            있었다. 돌을 깨지 않아도, 바닥을 잘 보면 모양이 잘 보존

                                                            되어 있는 화석들을 찾을 수 있었다. 평소에 나는 돌을 깨야
                                                            만 화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이
                                                            곳에 와서 보니 그냥 바닥에서 화석을 찾아볼 수 있어서 신
                                                            기했다. 채집한 암석은 극지연구소에 돌아와서 박편을 제작
                                                            할 예정이다. 식물과 암석을 채집하는 것 이외에 북극 대학

                                                            교에가서 교수님의 강의도 들을 수 있었다. 교수님은 영어
                                                            로 강의를 하셨는데 평소에 내가 알고 있는 단어라도 말하
                                                            는 억양이 달라서 알아듣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평소

                                                            에 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
                                                            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와 회화는 또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북극 대학교에서는 제작되어 있는 식물
                                                            표본들을 볼 수 있었다. 1900년대 초반에 제작된 표본들을
                                                            직접 보면서 나중에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우리가 제작한

                                                            표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이번 체험을 마치고 아쉬웠던 점은 꼭 보고 싶었던 북극여
                                                            우와 북극곰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극지아카데미 활동을

                                                            준비하면서 북극여우에 대해 조사를 했었는데 북극여우들
                                                            은 1년 내내 하얀 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름에는
                                                            털갈이를 하면서 갈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그리고 북극곰은
                                                            의외로 직접 보는 게 어려워서 연구원분들도 실제로 본 적
                                                            이 없다고 하셨다. 아쉽게도 북극여우와 북극곰은 보지 못

                                                            했지만 대신에 이번 활동을 하면서 순록들과 여러 종류의
                                                            새들, 그리고 하얀 고래 벨루가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처
                                                            럼 쉽게 가지 못하는 북극에 가게 되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뜻 깊었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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