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자료
타격 지도 중인 이양기 동산고 감독. 박상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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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반드시 예전의 야구 명가 동산고로 돌려놓겠습니다."
2021년 예기치 못한 돌부리에 걸려 잠시 비틀됐던 인천 동산고가 야구 명가로 거듭나기 위해 2023년 벽두 칼바람도 잊은 채 뜨거운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동산고는 명실공히 인천 야구의 역사이자 스타의 산실이다.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비롯한 언론사 주최 4대 고교야구에서 모두 우승 경험이 있는 10개교 가운데 하나이며 현역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과 최지만(피츠버그)의 모교다.
피츠버그 최지만(왼쪽)과 토론토 류현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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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동산고가 2021년 위기를 맞았다. 코칭스태프를 개편하는 와중에 선수 15명마저 다른 학교로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방향을 잃고 표류 중이던 동산고호의 키를 잡은 이는 동문인 이양기(42) 감독. 2022년 1월 부임한 그는 동산고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비장학 각오로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2월 4일 시작되는 울진-포항 윈터리그를 시작으로 대구-청도 윈터리그가 펼쳐지는 지역 인근 야구장에 일찍부터 스프링캠프를 차려 설 연휴도 반납하고 명예 회복의 칼을 갈고 있다.
동산고 선수들의 야간 훈련을 돕는 코칭스태프. 박상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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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기 감독은 “지난해는 팀을 재정비하고 파종한 한 해였다면 올해는 그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있게 양분을 뿌려주고 정성껏 관리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작년 한 해 1, 2학년들이 쌓은 경험이 지금 재산이 됐다”고 희망을 키웠다.
그는 “올해 3학년 투수진에 좋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돼 있어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승권 전력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커 올해 일을 한번 낼 수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양기 감독은 주말리그 상대팀은 물론이고 수도권 팀의 데이터까지 직접 가서 파악하고 그러지 못할 경우는 코치를 꼭 보낸다. 전력분석을 통해 상대팀에 대한 맞춤 전술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에 많은 훈련량을 강조한다. 지난해 힘든 과정을 겪으며 성장한 선수들을 보면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지론을 확신하게 됐다.
이 감독은 "하루하루 선수들의 달라지는 기량이 눈에 보일 정도여서 마치 스펀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1분 1초도 대충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차 목표는 지금의 선수들에게 동산고 야구부 자부심을 다시 심어주는 것이고, 2차 목표는 어떤 대회에 나가더라도 최소 4강은 가는 팀 그래서 첫 대진으로 피하고 싶은 팀으로 만들어 놓고 싶다”고 새해 포부를 던졌다. 아울러 “최종 목표는 동산고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동문들과 팬들에게 사랑받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동산고 주장 박지성(3년)은 “우리가 올해 지역 라이벌 인천고보다 전력 면에서 우위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력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동료들과 이것을 한번 증명하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이양기 감독을 돕기 위해 한화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강동우 전 두산 코치도 흔쾌히 재능기부에 나섰다.
동산고 재건에 힘을 실어준 강동우 전 두산 코치. 박상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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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 코치는 “듣던 대로 훈련량이 많다. 특히 늦은 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글러브를 끼고, 방망이를 들고 스스로 운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이틀 정도만 함께 있으려고 생각하고 왔지만 바로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웃었다.
잠시 발걸음이 꼬였던 인천 동산고가 올해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질주할지 기대감이 일고 있다.
새해 소원을 기원하며 오른 팔공산 갓바위 등정. 동산고 제공 |